2022년 입동 날짜와 입동의 뜻
입동은 24절기 가운데 열아홉 번째 절기로 입동(立冬)의 뜻은 이날부터 겨울이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입동이 오는 시기는 태양의 황경(黃經)이 225도일 때이며, 양력으로는 11월 7일 ~ 11월 8일 무렵, 음력으로는 10월에 든다. 2022년 입동 날짜는 11월 7일 월요일 오후 7시45분이다. 동양에서는 입동 후 3개월(음력 10∼12월)을 겨울이라고 한다.
늦가을을 지나 낙엽이 쌓이고 찬바람이 분다. 김장 시기는 입동 전후 1주일 간이 적당하다고 전해 내려오지만 근래에는 날씨가 따뜻해져 김장철이 늦어져 가고 있다.
중국에서의 입동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입동 기간을5일씩 묶어 3후(三候)를 나누었다. 첫 번째 5일인 초후에는 물이 비로소 얼기 시작한다고 하였고, 중간 5일인 중후에는 땅이 처음으로 얼어붙으며, 마지막 5일인 말후에는 꿩은 드물어지고 조개가 잡힌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입동
우리나라에서는 입동을 특별히 명절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겨울로 들어서는 날로 여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겨울채비를 하기 시작한다.
입동 무렵이면 밭에서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하기 시작한다. 입동을 전후하여 5일 내외에 담근 김장이 맛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온난화 현상 때문인지 요즈음은 김장철이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 농가에서는 무와 배추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기온 조건보다 기온이 낮아 생기는 피해를 냉해(冷害)라고 하는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확한 무를 땅에 구덕(구덩이)을 파고 저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추수를 하면서 들판에 놓아두었던 볏짚을 모아 겨우내 소의 먹이로 쓸 준비도 한다. 예전에는 겨울철에 풀이 말라 다른 먹이가 없었기 때문에 소들에게 주로 볏짚을 썰어 쇠죽을 쑤어 먹였다.
입동의 풍속
입동을 즈음하여 점치는 풍속이 여러 지역에 전해오는 데, 이를 ‘입동보기’라고 한다. 경남의 여러 지역에서는 입동에 갈까마귀가 날아온다고 하는데, 특히 경남 밀양 지역에서는 갈가마귀의 흰 뱃바닥이 보이면 이듬해 목화 농사가 잘 될 것이라고 점친다. 또 충청도 지역에서는 속담으로 “입동 전 가위보리”라는 말이 전해온다. 입춘 때 보리를 뽑아 뿌리가 세 개이면 보리 풍년이 든다고 점치는데, 입동 때는 뿌리 대신 잎을 보고 점친다. 입동 전에 보리의 잎이 가위처럼 두 개가 나야 그해 보리 풍년이 든다는 속신이 믿어지고 있다.
이러한 농사점과 더불어 입동에는 날씨점을 치기도 한다. 전남 지역에서는 입동 때의 날씨를 보아 그해 겨울 추위를 가늠하기도 한다. 제주도 지역에서는 입동날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해 겨울바람이 심하게 분다고 하였다. 대개 전국적으로 입동에 날씨가 추우면 그해 겨울이 크게 추울 것이라고 믿는다.
입동에는 치계미(雉鷄米)라고 하는 미풍양속도 있었다. 여러 지역의 향약(鄕約)에 전하는 바에 따르면, 계절별로 마을에서 자발적인 노인들을 위한 양로 잔치를 벌였는데, 특히 입동(立冬), 동지(冬至), 제석(除夕)날에 일정 연령 이상의 노인들을 모시고 건강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여 대접하는 것을 치계미라 하였다. 본래 치계미의 뜻은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을 의미한다. 이것은 마치 마을의 노인들을 사또처럼 대접하려는 데서 기인한 풍속인 듯하다. 마을에서 아무리 살림이 없는 사람이라도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1년에 한 차례 이상은 치계미를 위해 출연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마저도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은 도랑탕 잔치라고 하여 이 잔치로 대신했다고 한다. 도랑탕 잔치는 입동 무렵 미꾸라지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에 숨는데 이때 도랑을 파면 누렇게 살이 찐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다. 이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 노인들을 대접하는 것을 도랑탕 잔치라고 했다. 먹거리가 풍족하지 않고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은 같았기 때문에 이렇게 대접을 했다고 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10월부터 정월까지의 풍속으로 궁의 내의원(內醫院)에서는 임금에게 우유를 만들어 바치고, 기로소(耆老所)에서도 나이 많은 신하들에게 우유를 마시게 했다고 한다. 그 당시 우유는 귀한 음식이었으며, 이러한 겨울철 궁중의 양로(養老) 풍속이 민간에서도 행해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입동을 즈음하여 예전에는 농가에서 고사를 많이 지냈다. 대개 음력으로 10월 10일에서 30일 사이에 날을 받아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하고, 제사에 올린 음식들을 약간 장만하여 곡물을 저장하는 곳간과 마루 그리고 소를 기르는 외양간에 고사를 지냈다. 이것은 한해 농사를 잘 지었음을 마무리하고 그 당시 큰 재산이었던 소가 무탈하게 잘 지내기를 바라는 백성들의 염원이었다. 또 고사를 지내고 나면 농사철에 애를 쓴 소에게 고사 음식을 가져다주며 이웃들 간에 나누어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