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 / 2022. 11. 19. 11:13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뜻을 가진 한로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뜻을 가진 한로

한로는 24절기 가운데 열일곱 번째 절기로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뜻을 가진 절기이다. 밤이 길어지는 시기인 추분의 절기와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절기인 상강 사이에 있는 절기이며 한로(寒露)는 양력 108~9일 무렵이 입기일(入氣日)이며 태양이 황경 195도의 위치에 올 때이다. 음력으로는 9월의 절기로서 오곡백과를 수확하고 또한 단풍이 짙어지며 흥부전의 복을 물어다 준 제비와 같은 여름새와 추운 날씨를 좋아하는 철새인 기러기 같은 겨울새가 교체되는 시기이다. 공기가 차츰 선선해짐에 따라 이슬(한로)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직전의 시기를 가진 절기가 바로 한로다.

 

 

 

고사에서 말하는 한로

고사인 고려사(高麗史)에 따르면 한로에 관한 기록이 적혀있다. 권50 「()4 () 선명력(宣明曆) 상(上)2의 한로 관련 기록을 보면 한로는 9월의 절기이다.”라고 적혀있으며 이때는 우리나라도 음력으로 달을 보냈으니 음력 9월로 생각해야 한다.. 또 ()는 태() 구삼(九三)이다. 초후에 기러기가 와서 머문다. 차후에 참새가 큰 물에 들어가 조개가 된다. 말후에 국화꽃이 누렇게 핀다(寒露 九月節 兌九三 鴻鴈來賓 雀入大水化爲蛤 菊有黃華).”라고 하여 중국의 기록과 비슷하다.

 

옛 중국에서는 한로를 15일간을 5일씩 끊어서 3후(三候)로 나눴다.

5일인 1 후에는 가을 기러기가 초대를 받은 듯 모여든다 하였고, 중간 5일인 2 후에는 참새가 줄고 조개가 나돌아 다닌다고 하였으며, 마지막 5일인 3 후에는 국화가 노랗게 핀다고 하였다.

 

 

한로의 풍습

한로는 중양절과 비슷한 시기에 드는 때가 많다. 중양절이란 음력 99일을 가리키는 날로 날짜와 달의 숫자가 같은 날을 중일(重日)이라 하였고 명절(名節)의 하나였다.

중일 명절은 33, 55, 77, 99일 같이 홀수 달의 날짜가 겹치는 날에만 해당된다. 이날들이 모두 중양(重陽)이지만 특히 99일을 가리켜 중양이라고 한다,

다른말로는 중구(重九)라고도 표현하기도 한다. 지방에 따라 중양을 이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

우리가 학창 시절 문학 책에 나오던 한시(漢詩)에 한로에 대한 풍습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있다. 우리가 유명하게 아는 두보의 한시에도 내년 이 모임에 누가 건재할지 아는가, 얼근히 취한 눈으로 수유를 쥐고 자세히 들여다보네(明年此會知誰健 醉把茱萸仔細看).”라는 시가 유명하고 중양절 풍속인 수유(茱萸)를 꽂거나, 높은 데 올라가 고향을 바라본다든지 하는 내용이 자주 나타난다.

그 당시 사람들은 높은 산에 올라가 머리에 수유를 꽂으면 잡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다. 이는 수유 열매가 붉은 자줏빛인데 붉은색은 따뜻한 기운을 가진 양(陽)색으로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치는 힘인 벽사력(辟邪力)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곡백과와 추어탕

한로 즈음은 찬이슬이 맺힐 시기여서 기온이 더 내려가기 전에 추수를 끝내야 했다. 농촌은 쌀,보리,,,기장 등의 곡식과 과일 등을 수확하기 위해 타작이 한창인 때이다. 이때 서민들이 많이 먹었던 음식으로 추어탕을 즐겼다. 추어탕에 들어가는 재료인 미꾸라지가 양기를 돋우는데 좋다고 하였다. 도 가을에 살찌는 가을 고기라 하여 미꾸라지를 추어(鰍魚)라 한 듯하다. 한로에 따뜻한 음식으로 보양하여 추운 계절을 보내고자 했던 우리 조상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음식이 바로 추어탕이다.

또 한로에 먹었던 음식 중에는 추어탕뿐만 아니라 가을꽃인 국화꽃을 이용한 음식도 많았다. 국화를 한 잎씩 따서 국화전을 지지고, 몸을 따뜻하게 하여 혈액순환을 도왔던 국화차를 많이 마셨다, 그리고 국화를 가지고 술을 담그는 풍습도 있었다.

한로가 다가오면 여름철의 꽃보다 아름다운 가을 단풍이 울긋불긋 짙어지고, 제비 같은 여름새와 기러기 같은 겨울새가 한 차례 교체되는 시기라 진풍경을 이뤄 사람들이 하늘을 많이 바라다보기도 하였다.

 

 

 

한로와 관련된 속담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간다,”라는 속담의 의미는 제비가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따뜻한 곳으로 이동한다는 뜻으로 한로(寒露)가 추워지는 기점임을 강조한 속담이다.

이와 비슷한 속담으로 제비가 오면 기러기가 가고, 기러기가 오면 제비는 간다.”가 있다.

 

가을바람이 불면 곡식은 혀를 빼물고 자란다.” 라는 속담은 가을에 이슬이 내리면 곡식이 딴딴하게 잘 여문다는 의미이다. 음력 9월의 한로(寒露)에 접어들면 찬 이슬이 내리게 되는데, 이슬이 내리면 날씨가 쾌청하여 곡식들이 잘 무르익게 되는 모습을 잘 표현했다. 실제로 가을 곡식은 찬 이슬에 무르익는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뜻의 속담으로는 가을바람이 불면 곡식은 혀를 빼물고 자란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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