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여름 절기의 마지막 대서(大暑)
24절기 중 열두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인 대서는 여름 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인 소서(小暑)와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인 입추(立秋) 사이에 든다. 대서(大暑)가 오는 시기는 양력으로는 7월 23일 무렵이며, 음력으로 6월에 든다. 그리고 태양의 황경이 대략 120도 지점을 통과할 때이다.
대서(大暑)의 더위
예로부터 대서가 오면 더위 때문에 “염소뿔도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이 시기는 대개 끝나고 더위가 가장 심하다. 초복과 중복(中伏), 말복이 있지만 대서가 오는 시기는 중복(中伏) 때로,(中伏)때로, 무더위로 가장 심해 몸에 보양을 했다.
여름의 토용(土用)은 이 계절에 들어간다. 토용이란 토왕용사(土王用事)의 준말로 토왕지절(土旺之節)의 첫날을 말한다. 토왕지절은 오행설(五行說)에서 땅의 기운이 왕성하다는 절기이다. 사계절은 사립(四立)인 입춘·입하·입추·입동에서 시작하므로 사립 전의 18일간이 토에 배당된다. 즉 입추의 절기가 다가오기 전 18일간 땅의 기운이 왕성하다는 의미이다. 토왕용사에 태양은 각각 황도 위의 황경 27도, 117도, 207도, 297도의 위치에 온다. 오행설에서 유래한 것이지만, 태양의 황경에 기준을 둔 것이므로 계절의 변화와 일치한다. 특히 겨울의 토왕용사는 날씨가 몹시 추운 혹한(酷寒)의 시기이고, 여름의 토왕용사는 날씨가 무더위로 혹서(酷暑)의 시기이다. 이것을 각각 겨울의 토용, 여름의 토용이라고도 한다. 토왕용사에 흙일을 하면 해롭다는 속신(俗信)이 전해지기도 한다.
중국에서의 대서(大暑)
옛날 중국에서는 대서 입기일(入氣日)로부터 입추까지의 기간을 5일씩 끊어서 3후(三候)로 나눴다. 고서『고려사(高麗史)』의 기록을 보면 대서는 6월 중기로 첫 55일 간인 초후(初候)에는 썩은 풀에서 반딧불이 나오고, 중간 기간인 5일간 차후(次候)에는 흙에 습기가 많으며 무덥고, 마지막 5일인 말후(末候)에는 큰 비가 때때로 온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대서(大暑)
한국에서는 대서의 시기가 중복(中伏) 무렵인 경우가 많다, 때때로 이 무렵 장마전선이 늦게까지 한반도에 동서로 걸쳐 있으면 큰 비가 내리기도 한다. 불볕더위, 찜통더위도 이때 겪게 된다. 그러나 때때로 장마전선이 늦게까지 한반도에 동서로 걸쳐 있으면 큰 비가 내리기도 한다. 더위가 심하다 보니 무더위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쳐 주기 위해 소서와 대서라는 큰 명칭으로 정하여 불렀다. 그리고 이 무더위 동안 삼복으로 나눠 초복, 중복, 말복으로 나눠 삼복더위를 피하고 건강을 보충하기 위해 몸에 좋은 보양식을 마련하여 먹었다. 그리고 더위를 피하기 위해 계곡이나 산정(山亭)을 찾아가 노는 풍습이 있다.
이 무렵이 되면 농촌에서는 논밭두렁의 잡초 베기, 논밭의 김매기, 퇴비장만 같은 농작물 관리에 쉴 틈이 없다. 또한 수박, 참외, 채소 등이 풍성하고 햇밀과 보리를 먹게 되는 시기로 대서가 되면 과일이 가장 맛있다. 하지만 비가 너무 많이 오면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고, 가물면 과일 맛이 난다.
대서절기에 할 수 있는 김매기와 거름내기
김매기
쓸데없는 풀을 없애어 작물의 생장을 잘할 수 있도록 돕고 작물 포기 사이의 흙을 부드럽게 해주는 일을 김매기라고 한다. 밭이나 논에 저절로 나서 자라나는 불필요한 풀을 기음이라 한다. 논과 밭에 잡초와 잡풀이 자라나면 작물에 공급되는 양분을 빼앗고 바람과 햇빛을 막아 작물의 생장을 저하시킨다. 이런 잡초와 잡풀을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작물이 허약해져서 쉽게 병이 들어 수확량이 줄어든다. 그래서 이런 기음인 잡초와 잡풀을 손이나 연장을 이용해 뽑아버리거나 흙에 묻어 없애는 일을 ‘김매다’라고 한다. 매는 장소에 따라서 ‘밭매다’ 또는 ‘논매다’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재배작물이 여름 시기에 나오는 작물이기 때문에 잡초가 많다. 겨울에는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상 잡초가 크게 번식하지 못하고 종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방제에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여름잡초는 여름에 고운 다습한 아열대성 기후가 잡초에게 최상의 서식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에 번식력이 왕성해지고 성장이 빨리 좀처럼 방제하기가 쉽지 않다
거름내기
거름내기는 1년 농사의 풍년을 기약하는 중요한 행위이다. 농민들은 거름을 만드는데 많은 정성을 기울였으며,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보름에 땅의 지력을 높여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논밭에 거름을 뿌리기도 하였다. 이는 만월(滿月)의 기운을 빌어 풍년을 기원하는 농민들의 마음을 반영한 것이다. 거름내기는 파종이나 모종 전에 논밭에 하기도 하지만, 파종과 동시에 혹은 어느 정도 자란 작물 뿌리 옆에 골을 파고 주기도 한다. 한편, 열매가 많이 달리는 콩, 감자밭의 거름을 낼 때 안채 뒷간의 똥을 최고로 친 것도 여성의 다산성을 빌어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