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 / 2022. 11. 8. 13:25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는 절기인 백로 24절기 열다섯 번째 절기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는 백로(白露)

흔히 백로라고 하면 황새목 왜가리과에 속하는 하얀 새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백로는 24절기의 중 하나를 뜻한다. 백로(白露)는 일교차가 커지는 절기인 처서(處暑)와 밤이 길어지는 시기의 절기인 추분(秋分) 사이에 있는 절기이며 24절기 가운데 열다섯 번째에 해당한다. 백로(白露)가 오는 시기는 음력으로는 8월에 들어있으며, 양력으로는 97~98일 무렵이다. 천문학적으로는 태양이 황경 165도를 통과할 때이다. 대개 음력 8월에 들면 밤 동안 기온이 크게 떨어지며, 대기 중의 수증기가 엉겨서 풀잎에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면서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이다.

 

백로(白露)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쯤이면 밤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푸르스름한 새벽에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 이 모습을 보고 백로의 뜻이 유래했다.

 

백로(白露)가 찾아오면 기후가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어 선선하고 차가운 기운이 돈다, 특히 추석 무렵으로 곡식과 과일이 풍성하게 무르익는 시기이다. 여름절기인 소서와 대서에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던 장마도 걷히고 맑고 깨끗한 날씨가 계속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따금 거세게 불어오는 태풍으로 인해 벼 포기가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거나 해안 지방에서는 해일로 인해 여러 농작물이 해를 입기도 한다.

 

중국에서의 백로(白露)

24절기는 중국에서 유래되어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다, 그렇다보니 절기가 우리나라에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백로(白露)가 찾아오면 가을의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시기로 봤다. 옛 중국 사람들은 백로부터 추분까지의 시기를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눴다. 5일 간인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그 다음 5일 간인 중후(中侯)에는 제비가 따뜻한 곳으로 돌아가며, 마지막 5일 간인 말후(末候)에는 뭇 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고 하였다.

 

 

서리와 풍향으로 풍흉을 점친 농경사회의 백로보기

백로(白露) 무렵에는 장마가 걷힌 후여서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 하지만 간혹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과 해일로 곡식과 과일이 피해를 입기도 한다. 백로 다음에 오는 중추는 서리가 내리는 시기이다. 또한 농가에서는 백로 전후에 부는 바람을 유심히 관찰하여 풍흉을 점치기도 하였다. 이것을 ‘백로보기’라 하여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쳤다. 백로(白露)가 오는 시기에 바람이 불면 벼농사에 해가 많다고 여겼으며, 비록 나락이 여물지라도 색깔이 검게 된다고 했다. 그리하여 각 지역에서는 백로(白露)의 서리와 풍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지역별로 확인해 보면 충남에서는 늦게 벼를 심었다면 백로 이전에 이삭이 패어야 그 벼를 먹을 수 있고, 백로가 지나도록 이삭이 패지 않으면 그 나락은 먹을 수 없다고 믿는다.

 

전남에서는 백로(白露) 전에 서리가 내리면 시절이 좋지 않다고 한다. 시절이란 좋은 시기를 뜻하는데 이때는 서리가 내리면 과일과 곡식의 풍요와 번역과 안정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볏논의 나락은 늦어도 백로가 되기 전에 여물어야 한다. 여기서 나락이란 를 이르는 말이다. 벼는 늦어도 백로 전에 패어야 하는데 서리가 내리면 찬바람이 불어 벼의 수확량이 줄어든다. 백로가 지나서 여문 나락은 결실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농민들에게 백로 전후의 서리가 내리는 시기가 중요하였다.

 

경남에서는 백로(白露) 전에 패는 벼는 잘 익고 그 후에 패는 것은 쭉정이라 하여 껍질만 있고 속에 알맹이가 들지 않은 벼가 된다고 알고 있으며, 백로에 벼 이삭을 유심히 살펴서 그해 농사의 풍흉을 가늠하기도 한다. 경남 섬지방에서는 “8월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늘린다.”라는 말이 전하면서 비가 오는 것을 풍년의 징조로 생각했다.

 

제주도 속담에는 “백로전미발(白露前未發)”이라는 말이 있다. 백로 무렵까지 패지 못한 벼는 더 이상 크지 못한다고 전한다. 제주도에 사는 백성들 역시 백로 전에 서리가 오면 농작물이 시들고 말라버리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백로에 날씨가 고르지 않으면 오이가 썩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백로(白露)는 대개 음력 8월 초순에 들지만 간혹 7월 말에 들기도 한다. 7월에 든 백로는 계절이 빨라 뜨거운 해가 오래 지속되니 참외나 오이가 잘 된다고 여겼다. 또 백로 무렵이면 고된 여름농사를 다 짓고 추수할 때까지 잠시 일손을 쉬는 때이므로 부녀자들은 가까운 촌수를 가진 친척집에 방문을 가기도 했으며, 남자들은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를 시작하기도 했다,

 

 

백로(白露)와 관련된 말

'백로에 비가 오면 오곡이 겉여물고 백과에 단물이 빠진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이때가 되면 맑은 날이 연이어지고 기온도 적당해서 오곡백과가 여무는데 더없이 좋은 날이 된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일반적으로 이 무렵을 전후해서는 기온도 적당하고 맑은 날이 이어지기 때문에 일조량이 많아 곡식이 여무는 데 더없이 좋다. 따라서 이때 비가 내리면 적당한 햇살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벼농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비가 오는 것은 좋지 않다.

 

백로(白露)의 대표 제철식품 포도

예로부터 시기의 대표적인 제철식품으로는 포도가 있다. 포도는 기온이 적당하고 일조량이 많아야 여무는 과일로 이때 포도를 많이 수확했다. 그래서 이때를 '포도순절(葡萄旬節)'이라 하여 백로에서 추석까지의 기간을 일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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